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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스포 없음) 본문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대하는 자세, 태도 및 기대는 주로 "장르"로 표현된다. 필자의 경우 극단적인 공포 영화에 접근하지 않는다. 학창시절 "엑소시스트"와 일본 영화인 "검은 물 밑에서"를 보고 고문 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엇다.
오늘 리뷰할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는 장르적 영화가 아닌 작가주의 영화에 가깝다. 주인공 3명이 조성하는 긴장감은 영화의 밑그림 위에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끝까지 잘 유지된다. 각자 서로를 이용하지만 서로가 필요한 관계 설정은 영화가 추구하는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한 암묵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현실과 잘 어울린다. 액션, 스릴러, 드라마적 요소도 가미된 잘 만들어진 작가주의 시리즈 영화의 탄생을 알린다.
스크린에 비친 영화 자체는 그 야말로 영화지만 극적인 면들을 빼거나 희석하면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드니 빌뢰브 감독이 연출한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를 최근에 다시 봤다. 한 번 본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경우가 잘 없는데 요즘 여러 영화를 복습 중에 있다.
주요 내용은 이미 알고 있음에도 첫 시청 때 놓친 부분이 꽤나 있었고 여러 향후 전개를 위한 영화적 장치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잘 만들어진 영화의 미장센을 다시금 느낄 수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단번에 보았다.
FBI 케이트 요원을 연기한 에밀리 블런트는 점점 연기가 무르익고 있고 시카리오 첫 스리즈에서 보여준 다층적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대중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의 격상이 예상되는 기대주 중에 하나이다.
베니치오 델 토로, 조슈 브롤린과 같이 연기했음에도 영화 내내 밀리지 않는 다이내믹을 만들어 냈다. 마지막 장면까지 인물간 다이내믹을 강하게 유지했다.
복수에 불타는 베니치오 델 토로가 맡은 알레한드로은 본 편을 있게 한 비중 있는 역으로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봐도 무방하다. 공권력과 사심을 엮어 본인이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굳이 많은 언행을 하지 않고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2015년 시카리오 이후 2016년에 주연한 A perfect day에서 거의 비슷한 외모로 출연했음에도 시카리오의 알레한드로가 생각 나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 소화 능력이 탁월했다.
우리가 잘 아는 타노스의 조슈 브롤인이 어쩌면 3명의 캐릭터 중에 가장 평면적이다. 작전 컨설턴트 알레한드로를 이해하고 케이트가 왜 CIA와 미국 및 멕시코에서 마약 카르텔과 혈투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간단 명료하게 설명을 해준다. 전편에 흐르는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케 한 것은 맷의 역할이 크다. 그의 균형자 역할은 드니 빌뇌브 감독이 깔아 놓은 영화적 기초와 상통한다. 그의 절제된 연기가 다소 불친절했을 법한 영화를 "볼 만"하게 만들었다.
여러 리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본 영화는 선과 악의 경계선이 불분명하다. 두 세력은 모두 인간 욕망과 본성이 엮여 있고 결국 균형이 필요하다. 선악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되는 것은 부침개를 뒤짚는 것과 같다.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에서 가장 순수한 역할을 한 이는 가족의 복수에 매진한 알레한드로 뿐이다. 나머지는 앞으로도 계속 흔들리는 균형을 잡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뛰어야 한다.
본 영화에서 특히나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음악이다. 요한 요한슨이 영화 맨디의 음악 감독을 했다니 재능은 감독처럼 영역을 파괴하는 듯하다.
시카리오 3편을 드니 빌뇌브가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문이 있다. 스케줄이 맞으면 다시 한 번 그의 시카리오 영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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