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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사건사고/시론

우리의 살 길은 어디에 있는가?

멋진너굴 2019. 8. 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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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한 때는 1990년대 후반이다. 저주 받은 94학번이다. 바뀐 입시 제도를 몸소 다 겪으며 입시 경쟁을 뚫고 대학에 입학하니 신세계다. 선배들은 88올림픽 이후 초화황 하에 흥청망청 놀면서 대학 생활을 해도 졸업 후 골라서 직장을 선택할 수 있었다. 막 대학에 입학한 필자는 그런 선배들과 어울리며 그야말로 "잘 놀았다".

그러나 그 대가는 참혹했다. 1학년 마치고 군입대 후 제대를 하니 대학가는 그야말로 천지개벽이었다. 1999년 복학 때 겪은 대학생활은 그 변화의 속도 때문에 매일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자필로 쓰던 리포트는 워드프로세스로 작성을 해야 했고 다양한 조별 모임에 예비역이라 조장은 도맡아 하면서 실속은 찾지 못했다. 군입대 전 구멍이 숭숭난 학점을 메우느라 방학 때도 계절학기를 수강해야 했고 무엇보다도 극한의 경제 위기를 겪은 대한민국 경제는 젊은 청년들에게 더 이상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주지 못했다. 필자의 그 경험을 같이한 동년배들은 "그 전과 후"의 프레임이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에 글로벌 추세까지 확장된 자력갱생, 독고다이가 몸과 마음에 베였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글로벌 정세는 필자가 지난 1990년대말과 2000년대 초에 겪은 것에 비할바가 못될 정도로 더 빨라졌다. 이젠 변화를 일으키는 주력이 배후에 있지 않고 몸통이 되어 세상을 흔들고 있다.

한국 경제와 사회는 이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지난 2017년 세계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추이다. 당시에 한국과 중국의 겪차는 1~2년 정도로 평가되었는데 작년부터 LCD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와 OLED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신속하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삼성전자는 그나마 선전하고 있으나 LCD분야가 아직도 주력 중에 하나인 LG디스플레이는 작년부터 큰 폭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그려려니 했다. 그러나 중국의 민관 합동 체제가 가동되면서 중국 제품의 가성비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거대 기업도 그 변화를 추스리지 못했는데 그 기업 내 조직원들은 말할 필요가 없다. 직업을 잃는 것이고 대부분이 전직장 보다 질이 낮은 일자리를 가지게 되거나 오랫 동안 또는 영원히 비슷한 직장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서소문 포럼] 중국에 붙잡힌 LCD와 사라지는 일자리

지금 50대로 사회 각 분야의 중추가 된 ‘386세대’가 후배 세대에게 가장 미안한 것 중 하나는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월간중앙’ 9월호 특별기고에서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중국의 추격과 이에 대응할 산업전략 부재"라

news.joins.com

요즘 다소 혼란스럽다. 기성세대가 되어 소위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이젠 조직, 나아가서 국가의 리더십을 기대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거대 조직과 국가도 글로벌 트렌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순식간에 경쟁에 뒤쳐지고 구걸하는 신세가 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동서 갈등의 냉전시대에 틈새 시장을 공략하게 성장한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길을 찾아야할 것이다. 더 이상 "줄서기가"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에 한 개이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참으로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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