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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과 영미

멋진너굴 2018. 2. 2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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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개막 전 여러 우려를 씻고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대규모 적자 올림픽은 당연하고 평창을 중심으로 강원도 시골 도시 개최에 따른 여러 우려를 단번에 씻어냈다.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의 역량이 이제 중소도시까지 확대 재평가 되었다. 

금번 동계올림픽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애매한 국력을 가진 대한민국을 다시금 재정의 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 얼마전 영국 학자의 논평처럼 한국의 국력은 글로벌 top10에 들지만 초강대국 틈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는 것이 일견 설득력이 있다. 예전 1988년 서울올림픽은 동서 냉전이 절정에 이를 때에 서울올림픽은 일종의 만남의 광장 역할을 했다. 한반도만큼 동서 냉전의 주역인 소련과 미국의 상충이 컸던 곳은 없다. 즉, 한국은 과거 그랬던 것처럼 강대국 간의 상충이 벌어지고 협상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광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 과거 스위스의 역할을 극동에서는 한국이 해야하는데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변수는 역시 북한이다.

지난 일요일 폐막까지 17일간 평창동계올림픽은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며 온국민을 즐겁게 했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스케이팅 종목 외에도 루지와 설상 종목 등에서도 실력이 많이 나아졌고 특히나 컬링은 평창동계올림픽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되었다. 아이스하키, 아이스댄싱, 바에슬론 등에서 파란눈의 귀화 선수들도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배달의 단일민족? 이제 그만...다양해도 잘먹고 잘 사는 나라 선호) 필자도 그렇고 컬링이라는 스포츠를 TV로나마 시청한 것은 처음이다. 경기룰을 떠나 컬링 자체가 낯설었다. 대한민국 컬링,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대표팀은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남을 다양한 족적을 남겼다. 

1986년 아시안게임이 서울에서 열렸다. 1988년 올림픽의 리허설 개념으로 대한민국 아마추어 엘리트 스포츠의 전성기를 열게 된다. 한국은 그간 글로벌 종합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한 경험과 여력이 없었는데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국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스포츠는 대한민국의 국력 역사와 맥을 같이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의 최대 스타는 중장거리 육상 선수 임춘애였다. 가난하여 라면을 먹으며 달렸던 임춘애는 일명 '헝그리정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녀는 200m 단거리부터 400m, 1,500m에서도 우승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전후 가난했던 대한민국은 가난한 스포츠 스타의 탄생으로 대리만족과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사실 가지 못한 길을 갈 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경험은 당연히 없기 때문이다. 


다시 평창으로 돌아와 보자. 아직까지 한국은 주요한 스포츠 이벤트에서 성과를 낸 선수들에게 연금, 군면제, 각종 포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큰 변화가 올 것 같다. 국민들이 열광한 컨텐츠가 극명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1위인 금메달 보다 여러 컨텐츠가 우선 시 되고 있다. 어느 정도 생활 수준이 오른 지금 임춘애의 '라면' 보다 위기를 실력으로 넘어서는 '영미'에 열광했다.

물론 아직도 여러 역경 속에 성과를 낸 스토리는 환영 받는다. 그러나 빙속 팀추월에서 동료를 버리다시피 하고 큰 오해를 살만한 인터뷰를 한 은메달리스트에 예전만큼 환호를 보내지 않는다. 콘텐츠는 나름대로의 완벽함을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1등이 아닌 2등이어도 구조가 완벽에 가까우면 대중은 열광한다. 여자 컬링이 그랬고 예열을 담당한 컬링믹스(남녀2인 1조)의 '오빠 라인 좋아요'가 그렇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옥의 대들보만한 티인 빙속연맹과 파벌은 깨부셔야 한다. 성과는 되었으니 스토리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선수 관리자가 필요하다. 어지럽게 좁은 쇼트트랙을 돌며 금메달을 그만 지향해도 되니 선수들의 순수한 스포츠 정신을 그만 해치라! 오죽했으면 '빙신연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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